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제동…정점식 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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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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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중진 중심으로 “전례 없는 방식” 반발…장동혁 대표, 추가 의견 수렴
 
△최고위·의총 잇따라 열고도 결론 못 내…21일 의총 거쳐 차기 최고위서 재논의
 
△정 원내대표, 당규 해석 놓고 이견…“장 대표와 전면 충돌은 아직 이르다” 관측도
 
 
〔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김지원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전국 당협위원장을 일괄 재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현역 의원과 중진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확산하면서 최종 결정을 미뤘다. 당원 투표를 통해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사실상 전면 경선하는 방안이 당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의견 수렴에 들어간 것이다.
 
국민의힘은 20일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도부는 21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들은 뒤 이를 최고위원들에게 공유하고, 차기 최고위에서 최종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당초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에서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의결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전 최고위부터 지도부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됐고,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오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30~40명의 의원이 참석해 많은 의견이 나왔고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며 “당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경우에 따라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내일 다시 의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 의원총회에서 표결을 진행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안건의 성격 자체가 표결할 내용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며 “꼭 표결하지 않더라도 의총 분위기를 최고위에 전달해 참고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전면 경선…현역·중진 반발
 
논란의 핵심은 현직 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까지 포함해 전국 모든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문제다.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전례가 없는 방식”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국 당협의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최고위가 사실상 단독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의총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모든 당협에서 당원 투표가 실시될 경우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 간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지역 조직 내부의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부 의원들은 차기 총선 경쟁력을 고려할 때 전면 재선출 방식이 적절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을 명분으로 모든 당협에 경쟁 절차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장 대표가 강조해온 당 쇄신과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당협위원장 재선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6·3 지방선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지역 조직을 신속하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 방식에 대해 “당 대표가 얼마 되지 않는 권한을 오히려 내려놓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위에서 당협위원장을 정해서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에게 투표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과 경쟁해야 하는 원외 인사나 수도권 험지 인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당원 투표 방식에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에서도 이견…정점식 원내대표 제동
 
지도부 내부의 갈등도 표면화됐다. 20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며, 최고위원들의 찬반 여부까지 확인하며 의결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점식 원내대표와 일부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전국 당협위원장 자리를 일시에 비워 사실상 모든 지역을 사고 당협과 유사한 상태로 만든 뒤 재선출하는 방식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취지의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당협위원장은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되 선출 시기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한다’는 당규 26조를 근거로 현직 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까지 일괄 재선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가 장 대표의 당협 개편 구상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7일 3선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에서도 당협위원장 임기 문제와 관련해 장 대표 측과 해석이 다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날 최고위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일부 중진 의원들이 장 대표의 조직 개편 방향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의 쇄신 방식을 둘러싼 문제의식이 특정 계파를 넘어 중진 의원들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장 대표와 중진·정 원내대표 사이에 당 운영 방향을 둘러싼 노선 대립이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재선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물밑에서든 공개적으로든 이전보다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 지역구의 한 의원도 “다양한 정치적 지형과 상황에서 당의 가치에 맞게 정치 활동을 해오며 선수를 쌓은 사람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촉각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점식,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독자 행보 해석
 
정 원내대표의 최근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6·3 지방선거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오는 27~28일 열리는 당 국회의원 연찬회 참석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전통적 보수층의 상징성을 가진 박 전 대통령과 접점을 넓히면서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이를 장 대표와의 전면 대립 구도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원내대표라는 직책상 당대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큰 데다, 중진 의원들의 장 대표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곧바로 정 원내대표와의 연대로 연결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당 관계자는 “중진들과 정 원내대표가 장 대표와 전쟁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해석”이라며 “당초 장 대표 측과 당권파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된 만큼 장 대표와 크게 각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종료 임박…장 대표의 선택 주목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방안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 최고위에서는 의총에서 나온 의견을 공유하고 숙고한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두 번째 최고위 직후 “의총 결과가 최고위에 공유되면 최고위원들이 이를 토대로 숙고하고 다음 최고위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의총의 결정이 최고위 판단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위원들이 판단하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이 당내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반대에 부딪혀 결정이 보류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들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지도부가 결정을 장기간 미루기는 어렵다. 21일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하느냐가 향후 최고위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최고위가 전면 재선출 방안을 강행할 경우 당 조직 쇄신을 둘러싼 논란이 지도부와 의원들 간 정면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협위원장 재선출을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조직 개편 문제를 넘어 장 대표의 당 운영 방식과 쇄신 노선을 둘러싼 당내 주도권 경쟁으로 번질지, 정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어느 수준까지 목소리를 낼지가 향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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